※ 이 글은 스타벅스 브랜드 네이밍의 배경과 의미를 중심으로, 네이밍이 브랜드 스토리로 작동하는 방식을 살펴본 사례입니다. 네이밍의 기본 원칙과 구조는 브랜드 네이밍 A to Z 원칙·사례·전략 완전 가이드 에서 함께 참고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브랜드 네이밍은 단순히 이름을 짓는 작업이 아닙니다. 좋은 네이밍은 브랜드의 출발점이자, 시간이 지나도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과 확장 구조를 함께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커피 브랜드 중 하나이지만, ‘스타벅스(Starbucks)’라는 이름은 커피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스타벅스 브랜드 네이밍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며, 네이밍이 어떻게 브랜드 스토리와 세계관으로 확장되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스타벅스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스타벅스라는 브랜드 네임은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Moby Dick)』에 등장하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Starbuck)’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소설 속 스타벅이라는 인물은 커피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소설 내내 단 한 잔의 커피도 마시지 않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렇다면 왜 커피 브랜드에 굳이 항해사의 이름을 붙였을까요?
스타벅스를 창업한 고든 보커(Gordon Bowker), 제리 볼드윈(Jerry Baldwin), 지브 시글(Jev Siegl) 세 사람은 모두 문학을 깊이 사랑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작가, 영어 교사, 역사 교사였던 이들은 브랜드 네이밍에서도 문학적 상징과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이 지점에서 스타벅스 네이밍의 중요한 특징이 드러납니다. 이 이름은 제품을 설명하기 위한 이름이 아니라, 이야기와 상징을 담기 위해 선택된 이름이었다는 점입니다.
설명하지 않는 네이밍이 만든 브랜드의 여백



스타벅스라는 이름에는 ‘커피’, ‘카페’, ‘로스팅’과 같은 단어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브랜드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스타벅스가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설명적인 네이밍은 빠른 이해를 돕지만, 동시에 브랜드의 확장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스타벅스처럼 추상적이면서도 상징적인 이름은 시간이 흐르면서 브랜드가 스스로 의미를 채워갈 수 있는 여백을 남깁니다. 스타벅스는 이 여백 위에 커피, 공간, 경험,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다층적인 브랜드 구조를 차곡차곡 쌓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세이렌(Siren), 스타벅스 브랜드의 상징


스타벅스 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세이렌(Siren)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세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존재로,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항해사들을 유혹하는 바다의 님프입니다. 고대에는 여인의 얼굴과 새의 몸을 가진 모습으로 표현되었고, 중세 이후에는 상반신은 여성, 하반신은 물고기 꼬리를 가진 인어의 형태로 점차 변화해 왔습니다. 세이렌은 유혹, 항해, 바다, 이야기라는 상징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이는 스타벅스 네이밍의 출처인 『모비딕』의 항해 서사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즉, 스타벅스는 네이밍(Starbucks)과 비주얼 아이덴티티(세이렌)를 통해 하나의 일관된 세계관을 구축한 브랜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 로고의 변화로 보는 브랜드 알고리즘

1971년 초기 로고
초기 로고에는 상반신이 드러난 세이렌이 등장합니다. 이 시기의 로고는 항해와 바다, 신화적 상징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이야기 중심의 네이밍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1987년 로고 변화
이후 로고는 점차 정제됩니다. 세이렌의 상반신 노출이 사라지고, 보다 대중적인 형태로 조정됩니다. 이는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상징은 유지하되 표현 방식은 조율해 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92년 이후, 그리고 현재의 로고
세이렌의 디테일은 점점 단순화되고, 얼굴 중심의 로고로 정착됩니다. 이 변화는 스타벅스가 전 세계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인식될 수 있는 보편적인 브랜드 상징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 흐름에서 중요한 점은 상징 자체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스타벅스는 브랜드가 커질수록 핵심 상징을 더 명확하게 다듬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네이밍과 비주얼 아이덴티티가 결합될 때
스타벅스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인사이트는 네이밍과 비주얼 아이덴티티가 서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구조로 설계되었다는 점입니다.
네이밍은 문학과 항해의 서사를 담고, 로고는 신화적 상징인 세이렌을 통해 이를 시각화하며, 브랜드는 그 위에 경험과 공간을 확장해 왔습니다. 이 구조 덕분에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세계관을 가진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2025년 기준에서 다시 보는 스타벅스 네이밍


2025년 현재, 스타벅스는 글로벌 확장과 디지털 전환, 브랜드 다각화를 거친 이후에도 여전히 ‘Starbucks’라는 이름을 브랜드의 중심축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스타벅스 네이밍이 특정 시대나 트렌드에 종속된 이름이 아니라, 장기적인 브랜드 구조를 전제로 설계되었음을 보여줍니다. 오늘날 브랜드 네이밍은 단기적인 유행이나 제품 단위의 고민이 아니라, 브랜드가 어떤 세계관으로 확장될 것인가를 먼저 묻는 작업이 되어야 합니다. 스타벅스는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모범적인 답을 제시한 사례입니다.
📚 참고문헌
- 『 스타트업 브랜드 네이밍 』, 제레미 밀러
- [Daily Mail] How Starbucks made mega-bucks! Fifty years to the day since it opened, how the shop which revolutionised coffee (202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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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2년 발행한 스타벅스 브랜드 네이밍 원문을 바탕으로, 2025년 12월 기준 브랜드 환경과 구조에 맞게 내용을 보완·업데이트한 글입니다.
본 콘텐츠는 더피알컨설팅의 브랜딩·PR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PR매쉬업(PR MASHUP)에서 발행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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